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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천전문가 베른하르트 교수 인터뷰 (한겨레 2011. 8. 21)





“운하 유사한 4대강 공사는 재난…막지 않고 뭐했나”
[한겨레가 만난 사람] 유럽 하천전문가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


한겨레 남종영 기자기자블로그



» 18일 유럽의 하천 전문가인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독일 카를스루에대 교수는 나흘 동안의 남한강과 낙동강 조사를 마치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대규모 준설과 보에 갇힌 물로 인해 뛰어난 강 생태계만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16개 보를 짓고 강바닥과 둔치의 모래 4억5600만㎥를 파내는 ‘4대강 사업’이 10월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유럽의 하천 전문가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70) 독일 카를스루에대 교수가 지난 11일 방한해 남한강과 낙동강 등 4대강 사업 현장을 조사했다. 그는 12일 남한강, 13~15일 낙동강을 살펴본 뒤 18일 국회에서 열린 ‘4대강 사업의 홍수 및 재해 안정성 진단’ 국제 심포지엄에서 간략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상세한 조사보고서는 항소심이 진행중인 ‘4대강 사업 취소 소송’의 증거자료로 제출된다. 인터뷰를 위해 베른하르트 교수의 12일 남한강 조사에 동행했고, 16일 5시간에 걸친 정식 인터뷰에 이어 18일 심포지엄에서 질문과 답을 주고받았다.

이 기간에 그가 작성한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견해’라는 문건을 받아 보았다.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 전달하기 위해 쓴 글이었다. “4대강 사업은 연쇄적인 대형 보 건설 계획으로 볼 때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전통적인 운하 건설 계획과 유사합니다 … 특히 저를 놀라게 한 것은 4대강 사업의 모델이 독일의 라인-마인-도나우(RMD) 운하와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애초 ‘한반도 대운하’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거론했던 게 바로 라인-마인-도나우(다뉴브) 운하였다. 세 강을 뱃길로 이은 이곳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 뛰어들기 전인 2006년 대운하 구상을 밝힌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바로 이 운하 설계에 참여했던 사람이다.

-라인-마인-도나우 운하에 어떻게 관여했나?

“갑문 디자인을 설계했다. 갑문을 열고 닫을 때 일어나는 파도가 배 운항에 지장이 없도록 계산해 안전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 운하는 4대강 사업의 전신인 한반도 대운하의 모델이다. 처음부터 4대강 사업과의 관련성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

“아니다. 단순히 한국에서 강을 복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하천 기술자로서 호의적으로 생각했다. 특히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4대강 사업을 ‘그린 뉴딜’이라고 소개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사업계획서인 <4대강 마스터플랜>과 이 사업을 다룬 <사이언스> 특집기사 등 관련 자료를 구해 읽을수록 강 복원이 맞는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갈수록 명확해졌다. 이건 지난 세기의 하천수리학이었다. 생태적 관심이나 필요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프로젝트 말이다.”


-지난 5월에는 아힘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한국 정부가 유엔환경계획의 긍정적인 평가를 들어 4대강 사업을 ‘하천 복원’이라고 포장하고 있다며 대화의 창구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슈타이너 사무총장 또한 하천수리 전문가로 대형 댐의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와 함께 유럽의 댐 문제를 다룬 보고서를 만든 적도 있다. 나는 이 단체가 4대강 사업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 너무 놀랐다. 유엔환경계획은 정치적인 단체가 되어 있었다. 나는 슈타이너 사무총장에게 토론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지금까지 답장은 받지 못했다.”

‘한반도 대운하’ 모델인 독일운하 설계에 참여
현장조사 위해 방한…국제심포서 결과 발표
“보·준설방식 전형적 운하…심각한 결과 예고”

지난 12일 남한강 조사를 할 때부터 그는 도대체 이 사업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크레이지!’ ‘노 센스!’ ‘(반어적으로) 원더풀!’ 강변으로 달려가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하면서 줄곧 이런 말을 탄식조로 내뱉었다.

이날 오전 그는 경기 여주군 신륵사 뒤편 남한강과 금당천의 합류부에 다다랐다. 이곳은 4대강 사업 반대 진영의 일종의 ‘성지순례’ 장소다. 환경단체는 역행침식(본류의 과도한 준설로 지천의 강바닥, 제방, 교각 등이 상류 쪽으로 차례로 깎여나가는 현상) 때문에 주변 금당교 교각 하단부가 깎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금당교가 보이는 합류부에 이르는 도로는 ‘접근 금지’라는 푯말과 함께 흙을 돋우어 차량 통행을 막아놓았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재밌다는 듯 사진을 찍더니 훌쩍 뛰어 금당천으로 다가갔다.

-직접 보니 어떤가?

“전형적인 역행침식이다. 본류에 과도한 준설을 하면 강은 본류와 지천의 수위가 평형을 이루려고 한다. 저렇게 하상유지공(강바닥의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돌망태)을 설치해봤자, 얼마 안 돼 쓸려 내려간다. 하상유지공은 강에 던지는 ‘농담’일 뿐이다. 콘크리트 보를 짓지 않는 한 거센 물살은 다리 교각도 부수는 힘을 갖고 있다.”

베른하르트 교수와 함께 있던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위원장이 “저 하상유지공도 세 번이나 쓸려 내려갔다”고 말했다. 교수는 수첩을 꺼내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 계속 침식이 되다가 결국 하상유지공이 붕괴되는 그림이었다. 콘크리트 보를 세우면? 강은 다른 물길을 찾아 흘러내려간다.

이날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여주녹색성장실천연합 회원 30여명은 베른하르트 교수를 따라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베른하르트 교수에겐 “독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고, 조사에 동행한 이들을 “매국노”라고 했다. ‘6·25 유공자회’라는 조끼를 입은 촌로가 그에게 달려들어 말했다. “독일도 라인강 개발해서 선진국 됐잖아. 우리도 4대강 해서 잘살아 보려는 거야.” 교수는 다시 수첩을 꺼내 그림을 그리며 그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흘 동안 둘러보니 운하라는 생각이 들던가? 왜 운하라고 생각하나?

“첫째 보가 연속적으로 존재한다는 점, 둘째 강바닥을 사다리꼴로 일정하게 준설한다는 점. 이것은 운하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라인-마인-도나우 운하도 이렇게 생겼다.”

물론 이에 대해선 ‘또 운하 타령이냐’며 식상하다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운하 아니고는 도저히 ‘4대강 사업의 목적’을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게 베른하르트 교수의 생각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 목적으로 △홍수 방지 △용수 확보를 든다. 사업의 핵심 내용은 △대규모 준설 △16개 보 건설이다. 우선 본류의 대규모 준설은 실제 홍수위를 낮추기 때문에 홍수 방지 효과가 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16개 보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한다. 보에 물이 가둬지면 다시 홍수위가 높아져 준설 효과는 상쇄되고 만다. 그렇다면 왜 보를 짓는 건가? 이 질문에 대해 정부는 기후변화 시대에 생길지 모르는 물부족 사태에 대비해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보에 가둔 물을 언제 어디에 쓸지는 ‘연구중’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보통 정부는 ‘필요성’을 확인한 뒤 ‘행동’하지만, 4대강 사업에선 ‘행동’한 뒤 ‘필요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보로 물을 가두고 죽은 물을 용수에 쓴다고? 정말로 물이 필요하면 수질이 좋은 산악지역이나 강 상류에 댐을 지어야 한다. 이런 식의 연속적인 대형 보 건설로 많은 양의 양질의 용수를 공급하는 건 불가능하다.”

-준설로 인해 물그릇이 커지면 수질이 좋아진다고 정부는 말한다.

“물살이 있어야 산소가 공급되고 물이 깨끗해지는 거다. 그런데 보로 막힌 4대강은 유속이 느려져 산소량이 부족해진다. (물이 깨끗해진다는 정부 주장이 담긴 신문 기사를 꺼내 보여주며) 겨울철 갈수기 때도 마찬가지다. 물길이 좁아지더라도 흐르기만 하면 수질은 아주 나빠지지 않는다. 지금처럼 물이 고여 있는 상태가 수질에 더 위험하다.”

4대강 지지 유엔환경계획은 정치적 단체화
사업 뒤엔 생물 사라지고 홍수 가시화할 것
“늦지 않았다…시계 거꾸로 되돌려야 한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사업이 있나?

“있었다. 단 1세기 전에. 4대강 사업은 20세기 초 (운하를 고려한) 전형적인 강 개발 방식이다. 적어도 최근 50년 동안 이렇게 연속적으로 보를 건설하는 나라는 없었다.”

-그럼 4대강 사업의 정체는 뭔가? 과거 하천 관리 방식의 답습인가, 아니면 운하 개조를 염두에 둔 정치적 모의인가?

“둘 다인 거 같다. 수심 4m로 준설하는 게 힌트다. 정권 초기 운하 계획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운하 만드는 게 아니라면 낙동강 최소 수심을 4m로 정할 이유가 없다. 지역별 용수 부족량에 따라 준설량과 수심을 조절하면 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에 따라 낙동강은 최소 수심 4~6m 깊이로 준설을 마쳤다. 하지만 이것은 최소 수심일 뿐 깊은 곳은 39.7m에 이른다. 평균 수심은 7.4m로, 얕은 여울과 곡류는 깊은 배수로로 바뀌었다. 물이 흐르는 저수로의 평균 너비도 기존 240m에서 420m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 정도면 화물선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 베른하르트 교수가 설명을 이어나갔다.

“강은 자신의 생명을 잇는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다. 수질 정화 효과가 있는 모래가 끊임없이 흐르고 쌓인다. 습지와 수변 수림은 물을 머금어 홍수를 완화한다. 이런 강 생태계에서 다양한 생물이 산다. 생물이 살 수 있는 곳은 모래 깊이 60㎝까지다. 그런데 보를 건설하면 물이 정체돼 모래가 이동하지 못하고 모래 위로 침전물이 쌓인다. 이를 ‘점토질 코팅’이라고 하는데, 모래 속 생물들은 숨을 쉴 수 없다. 홍수도 마찬가지다. 강을 직선화하고 사다리꼴로 준설하면 강 유속이 빨라져 홍수 위험이 증가한다. 예전에는 긴 시간 동안 유량이 분산됐다면 이제부터는 짧은 시간에 많은 유량이 몰릴 것이다. 올해는 보에 물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물을 채우면 홍수 위험이 가시화할 것이다. 5~10년 뒤엔 지천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가 본류를 메우면서 더욱 유속이 빨라질 수도 있다. 라인강도 1880년대에 큰 홍수가 적었지만 운하화가 시작된 1977년 이후 집중적으로 큰 홍수가 발생했다.”

-4대강을 둘러보니 어땠나?

“가슴이 찢어지는 충격을 받았다. 모든 게 죽어가고 있었다. 습지와 모래밭으로 가득 찬 4대강은 ‘물의 사막’(water desert)이 되어버렸다. 가장 아쉬운 곳은 경북 예천 내성천과 낙동강 중상류다. 작은 물고기는 얕은 물에서 살고 큰 물고기는 깊은 물에서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이곳을 깊고 반듯하게 깎아놨다. 생태계는 교란될 테고 얕은 물에 사는 생물들은 첫 희생양이 될 것이다. 국토해양부 장관은 그렇다 치고 환경부 장관이 이 사업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난 믿을 수 없다. 생태공학적으로 재난 상태다.”

-이번 여름 몇 차례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대형사고가 났다. 환경단체는 4대강의 대규모 준설 탓이라고 주장하고 정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한다. 지난 6월 말 낙동강 왜관철교 붕괴사고의 경우, 정부는 무너진 교각 주변을 준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데, 가보니 어땠나?

“왜관철교 교각이 어떤 방향으로 넘어졌는지 보라. 물이 흘러가는(하류) 방향이 아니라 흘러오는(상류) 방향으로 쓰러졌다. 준설로 빨라진 물살이 교각 상류 아래쪽 강바닥을 깎아냈다. 그러면서 교각이 충격을 받아 무너진 거다. 바로 옆에서 준설하지 않았더라도 주변 준설 지점에서 거센 물살이 강바닥과 부딪히면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켜 강바닥의 불안정성을 높인다.”

그가 내성천 다큐멘터리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가 동행한 이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인터뷰에서 낙동강을 얘기하던 그의 얼굴도 갑자기 붉어졌다.

“당신들은 훌륭한 자연습지와 모래밭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강을, 여태 난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다 파괴되고 인공공원이 되었다. 앞으로 훨씬 많은 돈을 들여 인공공원을 정비하고 재퇴적되는 모래를 파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것을 막지 못하고 무엇을 했나? 지금 4대강 생태계는 멸종시계 12시를 2분 넘겼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우리는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그는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벌이는 환경단체 간부들에게 이렇게 제안했다고 한다. “16개 보는 거의 다 짓지 않았나. 올가을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우선 수문을 열고 물이 흐르도록 놔두자고 요청해라. 그리고 그다음 토론하자고 해라. 일단 최대의 비극은 막아놓고 말이다.”

인터뷰/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 베른하르트는

‘하천기술자로 자연파괴’ 후회…강 생태계 보전 앞장

독일인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70) 교수는 1968년부터 독일 카를스루에 대학교에서 하천수리학을 연구하며 하천 정비와 재자연화 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원래는 운하와 댐, 보의 홍수 위험을 계산해 설계하는 하천 기술자였다. 라인-마인-도나우(다뉴브)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새 갑문 설계에 참여했다. 독일·오스트리아·불가리아·루마니아 등 유럽의 운하와 홍수방지 설계 작업에 참여했고, 도미니카공화국의 타베라댐의 배수로, 네팔 마르시앙디의 수력발전소와 보 건설을 자문하기도 했다. 어떤 작업은 지금의 그가 보기에 부끄러운 것도 있다. 그는 “하천 기술자로 강을 파괴하는 사업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회심의 계기는 한 교수를 만나고 나서였다. “하천 생물을 전공하는 교수였는데, 개인적인 대화와 토론을 이어나가면서 내가 행한 행위가 자연파괴라는 걸 깨달았다.” 유럽의 하천 관리의 대세도 바뀌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가 너무 파괴했기 때문”이다. 그는 “독일의 하천 중에 자연에 가깝게 남아 있는 구간은 31%에 불과하다”며 “지금까지 파괴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부턴 복원이 관심사”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하천 개발과 복원 사이에서 논란이 생기면 그는 논쟁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1976년 독일 정부와 환경단체, 주민들 사이의 소송에서 라인강에 만들어진 이페츠하임 보 때문에 홍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승소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이를 계기로 독일 정부는 더이상 대형 보를 건설하지 않고 있다. 베른하르트 교수가 4대강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런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한국의 전문가 못지않게 4대강에 대한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현재 라인강 상류 하르트하임 지역 등 세계 각지의 강 생태계 보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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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른하르트 교수 시선집중 인터뷰 전문


8/18 (목) 베른하르트 전 칼스루에 공대 교수 - 4대강 점검 소감
(출처: 손석희의 시선집중 http://www.imbc.com/broad/radio/fm/look/interview/)



☎ 손석희 / 진행  :


뉴스포커스를 진행하겠습니다.

홍수예방 및 하천관리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이 높은 독일의 베른하르트(Hans Helmut Bernhart) 전 칼스루에 공대 교수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정부가 진행중인 4대강 사업구간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인데,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남한강과 낙동강 사업구간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베른하르트 교수는 오늘 국회에서 열리는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라인강, 마인강, 도나우 강을 연결하는 RMD 운하 기초 설계에도 참여한 바가 있고요

1976년 독일 라인강에 만들어진 이페자임 보 때문에 홍수가 발생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등 하천정비와 하천 재자연화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학자이기도 합니다.

이 인터뷰는 사전 녹음으로 진행되었고 독일어 통역에는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이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더빙에는 역시 강다솜 아나운서가 수고해주셨습니다.


베른하르트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4대강 국민소송단의 한강소송 증인으로 신청이 되었으나 법원에서 증인신청이 기각된 바 있었다. 혹시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들으셨는지요? 또한 납득할 만한 이유였는지 궁금합니다.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재판부가 전문가들의 진실된 발언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혹시 국민소송단이 4대강에 적극 반대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한쪽 의견만 편을 들어서 제시할 것이란 판단을 재판부에서 한 것은 아닐까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저는 하천 정비 사업의 전문갑니다. 다른 편향된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아닙니다. 


☎ 손석희 / 진행  :

지난 11일에 입국해서 12일에 남한강 조사를 시작해서 15일까지 낙동강 조사를 마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사현장을 돌아본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충분하게 조사를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관찰한 바로는 이 사업은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 설명을 듣기전에, 날짜를 보면 4일을 둘러본 셈인데, 4일은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4일이 짧은 건 사실이지만 공사 현장을 둘러본 결과, 준설을 하고 습지를 파괴하며 재방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면 유럽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사업이란 걸 충분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꼈나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여러 가지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낙동강에 있는 귀중한 백사장이나 여러 습지가 파괴된 사실만으로도 강을 살리는 사업이 아니라 좋은 상태의 강을 파괴하는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 얘기하자면 모든 구간에서 준설이 이뤄지고 있고 강 주변에 재방이 획일적으로 콘크리트 같은 인공적인 물질로 조성돼 있는 것은 이곳 학계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한국정부는 ‘치수’ 즉 ‘홍수예방’을 위해 4대강을 정비한다고 밝히고 있고, 덧붙어 침수공간 확보, 친환경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인데

말씀한 바대로라면 그 목적은 이루기 힘들다는 것인가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강 을 4미터 이상 깊게 준설하면 수위가 일시적으로 내려가는 건 사실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지류로부터 많은 토사가 유입되기 때문에 다시 쌓입니다, 준설을 통해 홍수를 예방한다는 것은 현재에 와서는 불가능한 방법으로 생각이 되고 있습니다.

준설을 통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재퇴적이 되기 때문인데요. 결국은 준설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준설을 통해 물의 흐름이 빨라져서 강이 직선화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준설은 계속해서 돼야 하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네버 엔딩 스토리’란 말처럼. 어떤 강이든 유지를 위해 준설은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치수를 위한 예산이란 측면에서 어느 강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강바닥에는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준설은 결국 생물을 파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선 준설을 통해 홍수예방을 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재방을 뒤로 물려서 강에 더 많은 공간을 주는 방식을 쓰지 준설을 하는 방법을 쓰진 않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보를 건설함으로 인해 오히려 홍수위가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보를 건설하게 되면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이미 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수위가 더 올라가고 유속이 빨라집니다. 유속이 빨라지면 보를 만든 상류보다 하류에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보를 통해 물을 가둬두는데 유속이 빨라질 이유가 있나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네. 보가 있는 지역이나 아래 지역은 보를 만들 때 자연적으로 있는 다양한 형태를 없애 버리고 단조로운 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실제로 물이 똑같은 속도로 흐를 때 과거보다 더 빨라지게 됩니다.

오늘 국회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라인강의 사례를 가지고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한국정부는 라인강 마인강 도나우강의 사례를 4대강의 모델로 제시했습니다. 베른하르트 교수께서 라인강을 성공사례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역 사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독일과 유럽의 사례에 대해서 한국정부가 굉장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라인강은 23년부터 70년까지 하천정비가 이뤄졌는데 과거에는 성공적인 것으로 잠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홍수를 야기하고 생태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 이상 그런 방식이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고한 생각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라인강, 마인강, 도나우강을 모델로 삼은 것은 50년 전 혹은 그 이전의 기술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최근 기술 발전 추세로 보면 전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라인강의 경우 재자연화 공사 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공사입니까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법 령으로 지정된 유럽의 물 관리 지침에 의한 것입니다. 이 법령은 유럽의 회원국들은 훼손되어 있는 하천을 양호한 상태로 개선해야 하고, 반대로 좋은 상태의 강을 안 좋게 만들면 안 된다는 방침입니다. 라인강도 훼손된 부분에 대해 개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4대강 본류사업 전체의 공정률이 7월말 현재 86%라고 합니다.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렇다면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베른하르트 / 전 교수 :

제 가 너무 늦게 한국을 방문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86%가 아니라 거의 완공에 가까운 상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지금 무엇을 구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데요. 일단 보가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물을 채우지 않고 물이 그냥 흐르게 두는 것이 먼저일 겁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측과 함께 편견 없이 토론을 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4대강을 위해 좋은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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